[정의 소녀 환상] 분서 항의에 대한 두 줄 요약 설명
내가 싫어하는 부류의 인간은 말로 안되니까 폭력을 쓰는 부류다.
폭력이 대화를 대신할 의사소통수단인지는 모르겠으나
무자비하고 일방적이라는 점에서는 대화, 소통하고는 거리가 먼
수단임에는 틀림없다. 가해자한테는 화끈하고 기분이 풀릴 때도 풀리고 덜 풀리는 감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스트레스는 날아간다. 피해자는? 가해자는 그런 거 생각 안 한다.
책을 불태우는 모습에 퍼포먼스라는 말을 붙이고
작가에게 의미있는 상처를 남겼다고 좋아라 하는 독자를 보며
정의란 이름앞에 폭력을 행사하는 부류들이 생각난다.
책을 불 앞에 가져간 사람은, 종이에 불이 붙기 전까지 그런 방법을 쓰지 않고
독자로서 작가에게 뭔가 전해보려는 시도라도 해보긴 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런 시도조차 없이 처음보는 작가의 책을 태우는 행위는 뭘 위한 답시고 하는 짓일까.
보란듯이 결과물만 내놓고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점에서는 놀랍다.
정말 퍼포먼스라고 불리우는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작가에 들으라고 하는 메시지라기 보다 좀 더 직접적이고 사악한 방법으로
악의적 감정만 드러내는 공격에 가까워 보인다.
이는 사회적인 행동이라기보다 작가 한 명만을 향해 던지는 개인적 공격인데,
이걸 인터넷에 공개했으니 그냥 독자 1이 작가에게 싸움을 걸고
남는 사람들은 이걸 해석하려드는 상황으로 전락시켰다.
이래놓고 말재주가 없다는 궁색한 변명을 할 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말로 끝내던가.
책이 쓰레기 같다는 이유로 태워버릴 거라면 이 세상의 책이란 책은 거의 태워졌을 텐데..
아니, 책 태우는 건 혼자 몰래 해버리고 끝내는 자기만족감으로도 족하다.
중요한 건 혼자 머릿 속에서 간직해도 될 일을 참지못하고
모두가 보란 듯 게시판에 적었다는 점이 자기과시적인 것이다.
출판사쪽 홈페이지에 개재를 한 것이니까.
작품을 보다가 화가 날 수도 있고, 작가 한명 한명에 일일이 신경쓰고 살면 피곤하지만,
정말 참을 수 없어 뭐라 말하고 싶어 개인 홈페이지에서 한 마디 욕이라도 지껄인다면 이해하겠다.
더 나아가 비난과 비평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하고 비평만 용납되는 것이 그렇게 불만이라
과도한 퍼포먼스를 벌여 보겠다고 자기가 산 책에 불을 태우고
인터넷에 공개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그 행동에 대해 떠들어 대거나
뒤따를 비난도 스스로 감수해야 하는 게 아닐까.
단순히 마음에 안들어 책을 태운 행동을
사람들이 왜 퍼포먼스라고 이름을 붙이는 정의법을 시도하는지도 난 모르겠다.
당사자에게 너무 과도한 감투를 씌우면 논점이 흐려진다. 얘기만 더 길어진다.
그냥 자기가 마음에 안들어 책에 불 붙였고 그걸 홈페이지에 올렸을 뿐이지 않은가?
이 것을 퍼포먼스라 이름 붙여가며 분화행위에 대한 비난을 막아내려는 행동이
문제제공을 했던 작가의 창작물에 대한 비난을 막으려는 것과 뭐가 다르냔 말이다.
작가가 독자에게 불씨를 제공했다고 해서 거기에 진짜 불을 붙여버리면,
그 분화에 불만을 느낀 작가도 프로답게 독자한테 불쾌감을 유발하는
불장난적 행위예술을 마구 시도해도 되는 건가?
그걸 본 사람들은 그걸 또 따라하고...반발감이 생기면 얼마든지 멋지게 부숴버리면 되겠네.
이런 소수적 사례를 전부 긍정해버리면
소유권을 가진 모든 문화매체에 대한 파괴는 쉽게 정당성을 얻어버린다.
사례1,
창작물에 대한 공격 -> 그에 반 작용적 공격 -> 그걸 또 공격
사례2.
작품을 비난=그걸 비난=덧글로 또 비난
이러면 씹히고 씹히는 무한루프적 결과물이 정당하다는 결론밖에 안 나온다.
정말 지금도 그러고 싶은가?
작가에게 독자들이 던져주는 고통과 비난도 감수해야 작가가 된다고 말하고 싶으면
독자 역시 여러 쓰레기 작품들을 혼자 겸허히 받아 들여야 될 필요도 있다.
결국 어떤 독자는 못 참고 작가에게 첨언하러 뭔가를 내놓긴 하지만,
그것이 매번 객관성과 정당성을 내포하진 않는다.
오히려 비합리적인 개인감정을 내포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니 첨언에는 독자 스스로도 신중해야 한다. 3자들도 마찬가지.
그런데 왜 작가에게만 일방적으로 의무와 책임을 부과해 놓고
독자는 뭐든지 해도 되는 듯, 그게 괜찮다는 듯 감싸느냔 말이다.
나는 그게 정말 짜증난다.
내가 싫어하는 부류의 인간은 말로 안되니까 폭력을 쓰는 부류다.
폭력이 대화를 대신할 의사소통수단인지는 모르겠으나
무자비하고 일방적이라는 점에서는 대화, 소통하고는 거리가 먼
수단임에는 틀림없다. 가해자한테는 화끈하고 기분이 풀릴 때도 풀리고 덜 풀리는 감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스트레스는 날아간다. 피해자는? 가해자는 그런 거 생각 안 한다.
책을 불태우는 모습에 퍼포먼스라는 말을 붙이고
작가에게 의미있는 상처를 남겼다고 좋아라 하는 독자를 보며
정의란 이름앞에 폭력을 행사하는 부류들이 생각난다.
책을 불 앞에 가져간 사람은, 종이에 불이 붙기 전까지 그런 방법을 쓰지 않고
독자로서 작가에게 뭔가 전해보려는 시도라도 해보긴 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런 시도조차 없이 처음보는 작가의 책을 태우는 행위는 뭘 위한 답시고 하는 짓일까.
보란듯이 결과물만 내놓고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점에서는 놀랍다.
정말 퍼포먼스라고 불리우는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작가에 들으라고 하는 메시지라기 보다 좀 더 직접적이고 사악한 방법으로
악의적 감정만 드러내는 공격에 가까워 보인다.
이는 사회적인 행동이라기보다 작가 한 명만을 향해 던지는 개인적 공격인데,
이걸 인터넷에 공개했으니 그냥 독자 1이 작가에게 싸움을 걸고
남는 사람들은 이걸 해석하려드는 상황으로 전락시켰다.
이래놓고 말재주가 없다는 궁색한 변명을 할 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말로 끝내던가.
책이 쓰레기 같다는 이유로 태워버릴 거라면 이 세상의 책이란 책은 거의 태워졌을 텐데..
아니, 책 태우는 건 혼자 몰래 해버리고 끝내는 자기만족감으로도 족하다.
중요한 건 혼자 머릿 속에서 간직해도 될 일을 참지못하고
모두가 보란 듯 게시판에 적었다는 점이 자기과시적인 것이다.
출판사쪽 홈페이지에 개재를 한 것이니까.
작품을 보다가 화가 날 수도 있고, 작가 한명 한명에 일일이 신경쓰고 살면 피곤하지만,
정말 참을 수 없어 뭐라 말하고 싶어 개인 홈페이지에서 한 마디 욕이라도 지껄인다면 이해하겠다.
더 나아가 비난과 비평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하고 비평만 용납되는 것이 그렇게 불만이라
과도한 퍼포먼스를 벌여 보겠다고 자기가 산 책에 불을 태우고
인터넷에 공개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그 행동에 대해 떠들어 대거나
뒤따를 비난도 스스로 감수해야 하는 게 아닐까.
단순히 마음에 안들어 책을 태운 행동을
사람들이 왜 퍼포먼스라고 이름을 붙이는 정의법을 시도하는지도 난 모르겠다.
당사자에게 너무 과도한 감투를 씌우면 논점이 흐려진다. 얘기만 더 길어진다.
그냥 자기가 마음에 안들어 책에 불 붙였고 그걸 홈페이지에 올렸을 뿐이지 않은가?
이 것을 퍼포먼스라 이름 붙여가며 분화행위에 대한 비난을 막아내려는 행동이
문제제공을 했던 작가의 창작물에 대한 비난을 막으려는 것과 뭐가 다르냔 말이다.
작가가 독자에게 불씨를 제공했다고 해서 거기에 진짜 불을 붙여버리면,
그 분화에 불만을 느낀 작가도 프로답게 독자한테 불쾌감을 유발하는
불장난적 행위예술을 마구 시도해도 되는 건가?
그걸 본 사람들은 그걸 또 따라하고...반발감이 생기면 얼마든지 멋지게 부숴버리면 되겠네.
이런 소수적 사례를 전부 긍정해버리면
소유권을 가진 모든 문화매체에 대한 파괴는 쉽게 정당성을 얻어버린다.
사례1,
창작물에 대한 공격 -> 그에 반 작용적 공격 -> 그걸 또 공격
사례2.
작품을 비난=그걸 비난=덧글로 또 비난
이러면 씹히고 씹히는 무한루프적 결과물이 정당하다는 결론밖에 안 나온다.
정말 지금도 그러고 싶은가?
작가에게 독자들이 던져주는 고통과 비난도 감수해야 작가가 된다고 말하고 싶으면
독자 역시 여러 쓰레기 작품들을 혼자 겸허히 받아 들여야 될 필요도 있다.
결국 어떤 독자는 못 참고 작가에게 첨언하러 뭔가를 내놓긴 하지만,
그것이 매번 객관성과 정당성을 내포하진 않는다.
오히려 비합리적인 개인감정을 내포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니 첨언에는 독자 스스로도 신중해야 한다. 3자들도 마찬가지.
그런데 왜 작가에게만 일방적으로 의무와 책임을 부과해 놓고
독자는 뭐든지 해도 되는 듯, 그게 괜찮다는 듯 감싸느냔 말이다.
나는 그게 정말 짜증난다.



덧글
shaind 2008/09/01 18:21 # 답글
작가와 독자는 동등하지 않은데, 작가가 독자에게서 감수해야 하는 행동을 독자가 작가로부터 똑같이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은 언어도단이군요.작가와 독자가 동등한 곳은 동인판 같은 곳 밖에 없습니다.
유로스 2008/09/01 18:53 # 답글
'왜 작가에게만 일방적으로 의무와 책임을 부과해 놓'냐면, 작가는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기만 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위의 shaind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작가와 독자는 동등하지 않고, 독자가 책을 보는 행위는 작가와 독자의 쌍방향의커뮤니케이션이 아닌 독자의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이자 독자와 텍스트 간의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게다가 이번처럼 작가가 스스로 악평을 받아들이길 거부하는 상황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퍼포먼스를 필요로 할 수도 있겠지요.정부와 일개 시민이 동등하지 않기에, 역사적으로 시민은 별별 기괴한 일들을 해왔습니다. 요새 스님의 할복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지금부터 3~40년 전 베트남에서는 폭정에 항의하고자 스님이 분신자살을 하고, 그 장면이 미국 TV에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이 사건이 반전운동의 기폭제가 되어 미국은 결국 실익 없는 베트남 전쟁에서 발을 떼었죠. 누군가에게는 끔찍하고 몰상식한 행위였을지 몰라도,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생명을 지켜준 퍼포먼스였습니다.
불교계가 이 극단적인 사건으로 인해서 타격을 받았을까요? TV를 통해 자신의 나라가 하는지도 몰랐던 잘못을 가장 극단적인 행위로 고발당한 미국인들의 충격은 얼마나 컸을까요? 그들이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을까요? 그들이 느낀 불쾌감을 베트남에게 표했을까요?
수십 수백 명의 작가지망생들을 일방적으로 평가내리고 그 평가의 기준마저도 이해하기 힘든 '권력'에 대해서 저항하는 것은 나쁜 일일까요? 설령 캐논님이 실제로 별 생각없이 한 일이라도 하더라도 그 사건이 이슈화되고 그가 올린 글이 떠돌아다니는 이상 그것은 사회적 의미를 갖습니다. 어떤 혁명은 취객의 헛소리로 시작하기도 하고, 어떤 혁명은 비이성적인 말 한 마디로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그 행위는 많은 사람들이 '이건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왔던 사회의 일면을 건드렸고, 그것으로 인해 어떠한 흐름이 촉발되었습니다.
...... 2008/09/01 19:21 # 삭제 답글
작가는 생산자고 독자는 소비자인데 둘이 동등하려면 개인 대 개인으로 만나야 동등을 요구하죠.이거 불매운동하면 고소당하겠구만.
...... 2008/09/01 19:24 # 삭제 답글
단순히 맘에 안 들어 책을 태웠다. 바로 그겁니다. 단순히 맘에 안들어서 책을 태우고 나 태웠소라는걸 보여줬죠. 그게 뭐요? 거기에 왜 이상한 표현이나 어설픈 정의를 내려서 까는건 옹호측이 아니고 비난측이죠.왜 비평 감상은 작가를 향한 글인데 비감란에 쓸까요? 사이트에 쓰고? 누구보라고 쓰는거죠? 아니 왜 당연한 소리를 이렇게 반문해야하나요?
소혼 2008/09/01 20:08 # 답글
shaind, 유로스// 작가와 독자가 동등하지 않은 건 또 뭔가요?사회적 위치입니까. 익명성에서 드러나는 자유일까요. 인격적으로 대해주지 않을 권리인가요?작가와 독자의 영역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저는 서로가 지켜줘야 할 전제조건들은 나름대로 동등하다고 여깁니다. 물론 독자를 까버리는 예의없는 작가도 있지요. 지금처럼 많은 독자들이 작가 앞에서 치욕스러울 정도로 과분한 모독을 할 수 있는 현재가 참 불성사납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과격한 독자들이 더 양식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네요.
유로스님은 독서가 일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이고 작가거 거부하는 상황을 타개하고자 퍼포먼스를 벌인다고 하시는데 작가분이 분화행위를 보고나면 어떻게 생각하실까 모르겠습니다. 분화 행위를 본 작가분이 영향을 받아버리면, 이제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의미는 깨지고 다수를 상대로 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작가가 평생 인터넷 안 할 것도 아니라면, 결국 작가는 1대 다수의 영향을 주고받게 되어있는데 인터넷이라 실제로 얼굴 보고 말하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우리가 늘 인터넷에서 느끼는 도가 지나치다 싶은 감각은 생기기 마련이라고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작가에게 분화를 했다고 보내버리는 건 작가에게 메일로 죽어버리라는 식의 내용을 써서 보내거나, 사진에 목을 그어버리거나 연예인이 악플에 상처받았다는 이야기에 섞여있을 법한 이야기입니다. 이번 분화행위를 성공적인 퍼포먼스의 결과물에 끼워맞추는 것은 억지구성이죠. 그런 마당에 작가가 속한 출판사 홈페이지의 팬들도 있는 앞에서 이 책 분화를 했다고 글을 쓰는 모습은 퍼포먼스나 깨달음보다는 모욕에 가깝다고 여기지 않을까요?
모욕성 발언이 들어간 책태우기를 두고 대단한 의도의 퍼포먼스로 규정짓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보다 저는 생각없이 저지른 걸지도 모르는 분화행위를 두고 굳이 나서서 그게 정당한 행위이거나 좋은 결과를 부르는 행동인 마냥 치켜세우는 현재의 태도가 불편합니다. 불순한 행동이 거시적 의사로 포장되어 대중을 대변하는 듯한 대세론으로 편승하는 것은 정치판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불만이 있다면 자기 자신만의 표현으로 시작해 제대로 대중을 설득해야지, 갑작스레 촉발된 개인행동까지 정당화 하는 건 위험한거죠.
유로스 2008/09/01 22:01 #
음. 예를 들어 설명드렸는데, 잘 전달이 안 된 듯 싶군요.먼저, 작가와 독자는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건 명백하다고 봅니다. 모든 독자가 다 작가와 텍스트를 사이에 두고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는 없지만, 작가는 일방적으로 자신의 책을 선택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합니다. 이건 기존 미디어가 공통적으로 지니는 특징이죠.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해도 작가와 독자의 평등한 소통은 불가능합니다. 가내수공업으로 찍어서 지인에게 돌리는 것도 아니고, 출판작가가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을 다 들어줄 수는 없잖습니까. 이 난리가 난 지금까지도 캐논님과 작가분은 어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소통의 단계까지 가지는 못했죠. 서로 일방향적으로 주고 받은 셈이니까요.
분서 퍼포먼스와 인신공격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은 원래 글에서도 지적한 내용입니다. 그러한 퍼포먼스를 모욕이라고 느끼시는 것은 자유이지만 법에서는 그러한 행위를 모욕이라고 보지 않고, 제가 보기에는 일반적인 도덕적 범위에서도 모욕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건 어떤 집단이 주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1인시위'였고, 작가에 대한 위해를 가하는 것을 암시하는 내용도 전혀 없었죠. 연예인 악플이나 악성 메일의 경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듯합니다.
분서라는 행위의 가치 문제이므로, 더 이상 의견을 좁히기는 힘들 듯하군요. 물론 분서라는 행위는 많은 이들에게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특히 어떠한 집단이 주도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죠. 특히 아시아에서는 분서를 금기시하기도 하고, 정부 차원의 분서가 정치적 억압을 목적으로 한 경우가 많아서, 그렇게 생긴 선입견에서 벗어나기가 힘든 측면도 있지요. 사실 분서보다는 언어폭력이나 허수아비 화형식 따위가 더 극단적인 경우인데 말이죠.(이건 어떤 대상인물에 대한 위협 표시로도 읽히니까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분서 자체는 책에 대해 위해를 가하는 것이므로 작가에 대한 모욕이라고 보는 건 좀 확대해석이 아닌가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만약 글쓴이가 밑에다 '이런 쓰레기를 끄적인 작가놈도 불싸지르고 싶다' 뭐 이런 식으로 적어놓았다면 상황은 전혀 달랐겠습니다만.(그랬다면 원래 글은 매우 다르게 쓰였을 겁니다) 글쓴이가 명백히 어떠한 것이 잘못되었고 어떤 대상이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점을 밝힌 이상 '생각없이 저지른 걸지도 모르는 분화행위'는 아니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독자가 과격하다고 하셨는데, 문창과 학생이나 예비작가들이 모인 합평회 가보시면 살벌합니다. 육두문자만 안 썼지 글에 대해 참혹할 만큼 가차없이 작가 앞에서 대놓고 단점이 얼마나 명백하고 이게 얼마나 게으름과 문학적 소양의 부족과 작가적 허영심에서 나오는 단점인지를 하나하나 까발리거든요. 거기 모인 작가들이 자기 글은 그렇게 안 까일까봐 그러는게 아니라, 좋게 이야기해서는 들어먹지 않는 작가적 자존심이란게 얼마나 작가에게 독이 되는지를 그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습작 단계의 아직 굳지 않은 작가 지망생들이 서로 그걸 깨부숴주면서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가는 겁니다. 서로 도와줄 필요가 있는 작가들끼리도 예의 같은 것보다 실용적으로 그러는데, 하물며 책을 돈 주고 산 소비자인 독자는 어떨까요.
미스트 2008/09/01 22:23 # 답글
토스터를 샀는데 이게 제대로 작동도 안되고 버튼을 눌렀는데 툭 빠져버리고 뭐 이런 꼴이라서 망치로 두들겨 부숴버리고는 그래도 분이 안풀려서 그 회사에다가 택배로 그 잔해에다 욕설 섞은 편지 한 장 넣어서 부친다... ....세간에서는 이런걸 항의 퍼포먼스라고 할 겁니다.
저 행위를 퍼포먼스라고 해선 안될 이유도 없고, 또 한편으로는 퍼포먼스라고 다 납득해야 하는 것도 아니죠.
-----------
작가는 이미 자기 마음대로 한 결과물이 있습니다. 작품이죠.
그리고 그에 대한 '피드백'이 독자가 돌려주는 대답인 겁니다.
아무 응답도 안보내는 것으로 응답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고, 찬사를 보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이번 사건처럼 책을 태우는 독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작가가 먼저 독자에게 뭔가를 보내고, 독자가 그에 대해 응답하는 형태인 겁니다.
그러니, 이러한 관계를 먼저 시작하는 지점에 있는 작가가 책임을 져야 하는건 당연하지 않을까요. 자신에게 돌아올 매서운 비판과 비난이 받기 싫다면 작품을 발표하지 않으면 됩니다.
발표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쓴 결과물은 자신에게 남아 있습니다. 혼자 머릿속이든 책상서랍속에든 하드디스크 속에든 간직하면 됩니다. 그걸 대중에게 발표한다는 것은 그 작품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입니다.
독자가 혼자 머릿 속에서 간직해도 될 일을 참지 못하고 모두가 보란 듯 게시판에 적는 행위는 그 뒤를 따르는 행위죠.
가브리엘 2008/09/01 22:32 # 삭제 답글
유로스/그런데 저기 한마디. 저도 문창과 다녔고 실제 합평회 다녔지만, 그것과 분서행위가 같냐고한다면 저는 아니라고 말하겠습니다. 실제 혹독하고 살벌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것은 소통을 통해 상호 발전을 도모하는 자리를 전제로 하고 하거든요. 그런데 독자아 작가의 관계는 전제가 달라요. 유로스님도 말씀하셨지만 차이가 있지요.요는 독자와 작가 사이에 예의가 필요하냐, 예의가 필요하지 않냐는 물음으로 규결됩니다. 제가 보기에는 분서행위는 그냥 뻘짓입니다. 책을 태우는게 무슨 거대한 과대망상도 아니고, 애당초 책 태우는 짓거리 자체를 보고 어떤 작가가 도움을 얻는답니까? 이건 그냥 독자 자신이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는 행위입니다. 그걸 '오오. 숭고해'라고 말하는거야 뭐 자유고 할말이 없기는 하지만 대체 저 행위 어디가 창작에 도움이 된다는 것인지요? 그냥 저걸 보고서 출판사와 작가가 대오각성을 한답니까? 그리고 그런 걸로 해서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요는 소통이 끊겨버립니다. 남은 건 증오밖에 없죠. 독자가 퍼포먼스를 하면 그건 같은 독자들한테만 전달될뿐, 작가나 출판사에게는 그렇게 전달될 가능성도 적습니다. 실제 저도 모 출판사에 다녔지만, 저런 식의 '퍼포먼스'를 실제 출판사나 작가가 고려하는 일은 거의 드뭅니다.(이름도 알만한 유명한 박모 작가님도 저런 비슷한 행태를 당했습니다.) 물론 한번은 생각해보기는 하지만, 아예 창작에 방만하고 게으른 작가라면(그런 작가가 살아남기도 힘들지만) 모를까. 차라리 욕설에 가까워도 작은 이유하나 달려 있는(이러한 전개 맘에 안들어)라는 게 훨씬 도움이 됩니다. 저건 그냥 독자의 자기만족밖에 안되는 어리석은 행위입니다. 그런 짓을 할 수 없다 고까지는 못하지만, 현명한 행동은 절대 아리라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창작에서 따듯한 시선이라는 것도 필요합니다. 요는 글에 대해서 엄격함 이전에 허영을 배제해야하는데, 최근 순문학에서는 서로 '까는' 허례허식만 가득하고, 그것이 그냥 긍정적인 현상인마냥, 그래도 까니까 우리는 썩지 않은 거야, 라는 타성에만 젖어있는 경우가 허다하죠. 저도 젊은 친구들이 허영에 빠진 저런 태도는 문제가 있어서 최근 문학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다녀서 요즘에는 좀 없어진 것 같지만, 서로 까면서 치열한척 자위하는 것만큼 서로 칭찬하면서 자화자찬하는 것만큼 위험한 행태입니다. 결코 자랑스러운거 아니예요. 그런데 요즘 젊은 친구들 글쓰는거 보고 인터넷에 올리는거 보면, 젊은 나이에 벌써 타성과 허영에 빠져 있는것이 정말 안타깝더군요.
가브리엘 2008/09/01 22:37 # 삭제 답글
실제 출판사 다니면 분서 행위는 생각보다 쉽게(?)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물론 자주라고는 말 못하지만) 그런데 실제 독자가 분서행위를 독자의 당연한 권리 라고생각하느 것만큼, 실제 작가분들 상당수가 그걸 그냥 받아들이거든요. 특별히 저어하거나 꺼려하지도 않아요.그런데 그렇다고 분서 퍼포먼스를 보고서 대오각성하고, '아 잘써야지'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작가도 없습니다. 그냥 혐오감만 더 늘기만 하죠. 무덤덤하달까. 요는 저런 행위 저변에 '작가, 나한테 관심 좀 줘.'라지만. 실제 독자들이 냉정한 만큼 작가도 정말로 독자를 원한다기 보다는 독자의 반응을 더 원하거지, 독자 자체를 바라지는 않거든요. 이게 참. 살벌한 이야기기도 합니다만.(쓴웃음)
가브리엘 2008/09/01 22:40 # 삭제 답글
솔직히 독자와 작가 사이에 있는 편집자 입장에서는, 작가도 독자도 환상을 좀 버릴 필요가 있습니다. 작가에게는 독자의 반응이 필요한거고, 독자에게는 단지 작가의 원고가 필요한거죠. 실제로는 그것뿐이예요.-_- 단지 그것뿐입니다. 그래서 서로 소통을 했을때 더 멋진거기도 하지만, 정말 냉정살벌한 관계가 독자와 작가입니다....그래서 분서 퍼포먼스는 솔직히 그냥 아무 의미도 없는 자기 만족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마치 작가가 엉성한 작품 내놓고 '날 사랑해줘.'라는 것과 마찬가지의 기만이죠.(쓴웃음)
유로스 2008/09/01 23:18 # 답글
맞아요. 독자와 작가는 서로 원하는 것을 주고받기 위해 돈거래를 하는 살벌한 관계죠.^^ 분서 퍼포먼스에 대해서 제가 글을 쓴 것은 이 퍼포먼스가 이쪽에서 제 생각보다 상당히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는데에 있습니다.실제로 심심찮게 분서 사건이 나오는데, 장르가 수입되고 창작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음에도 이런 퍼포먼스와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 자체가 이쪽 사람들이 가지는 일정한 기대치의 잣대가 꽤나 엄격한 거라고 할 수 있죠.
소비자로서의 자기 인식도 확실하고, 자기표현도 확실하게 하고요. 예전처럼 좋으면 그냥 팬카페 들어가서 놀고, 싫으면 자주 놀러가는 자유게시판에서 까는 그런 식이 아니라, 직접 자기가 한 퍼포먼스를 출판사 감상 게시판에 올린다는 점에서 판타지 무협 장르의 팬보다 적극적인 듯합니다. 그만큼 장르에 대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거죠.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에 판타지 붐이 일었을 때나 2000년대 초중반 반짝했던 인터넷 로맨스 소설 같은 경우만 봐도, 양적 팽창으로 인한 질적 저하의 시기에 이런 식의 퍼포먼스는 없었습니다. 사실 장르 형성기이고 창작 라노베 붐의 초기단계임에도 '그저 나와주면 감지덕지'가 아니라, 거칠어도 '난 이런 막장꼴 두 눈 뜨고 못 보겠다'며 충동적으로라도 퍼포먼스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거라고 봅니다.
사실 만화만 해도 한 줌밖에 안 되는 한국 만화라고 얼마나 좋아해주고 관심 주고 했습니까. 만화책 불태우는 건 만화 우습게 보는 사람이나 할 짓이라고 생각했죠. 그랬던 장르판이 지금은 씬 형성기인 장르를 두고 냉정하게 소비자의 입장을 얘기하며 분서한다는 것이 무척 부럽기도 합니다. 어떤 이에게는 철없어보이는 짓으로 보일지 몰라도, 이를 두고 '나도 그러고 싶은 라노베 있다'며 나설 정도라는 건 역설적으로 '출판사만 정신 차리게 만들면 얼마든지 기대치를 충족할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장르씬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보여지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판타지를 좋아하는 팬으로서는 그런 오만할 정도의 자신감이 부럽기도 합니다. ㅎㅎ
소혼 2008/09/02 11:40 # 답글
..어째 정리가 잘 되가고 있군요.몇가지 보충하자면 저는 여전히 독자도 자기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는 사람이고, 분서행위와 퍼포먼스는 별도로 놓고 볼 뿐더러, 퍼포먼스자체가 긍정적 역할만을 한다고 보진 않습니다. 또 작가도 책임을 져야된다곤 하지만, 굳이 그런 식으로까지 독자가 대응하는 건 도가 지나친 측면도 있고요. 더군다나 어떤 종류의 퍼포먼스건 일반적인 시위에도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번 분서행위가 퍼포먼스로 인식되거나 출판사에게 각성의 계기로 삼기보다는, 글을 읽고 모욕감과 불쾌감을 얻은 사람들이 많아 반발을 샀다는 점에서 질낮은 장난처럼 여겨집니다. 뭐, 결국 이번 분서행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서로가 생각하는 입장차를 불러오는 걸테니...이를 두고 의견이 갈리는 이상, 뭔가 이해를 얻거나 생산적인 담론을 얻어낼 수는 없을 것 같네요.
유로스 2008/09/02 14:06 #
전 이미 가브리엘님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생각합니다만.^^ 제 생각을 정리하게 되는 계기도 됐고요. 소혼님도 아마 얻으신 게 있으실 듯합니다. 어쨌든 이번 일로 인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논의의 장이 펼쳐졌고, 저는 라노베와 라노베 장르에 대해 꽤나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라노베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과 책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이 부딪히는 것도 경험했고, 반발을 불러온 원인에 대해 생각해볼 계기도 됐고요. 그 질낮은 장난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여기서 이야기하고 있지도 못했겠죠. 그게 제가 분서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입니다. 계기란 것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바보같고 사소한 것으로 생겨나 큰 파급효과를 낳기도 하거든요.
소혼 2008/09/02 14:30 #
굳이 또 답글까지 남겨주시기 까지;; 뭐 얻어간 게 있으시다니 다행이네요.
시드군 2008/09/06 03:06 # 답글
저는 출판업계에 있는게 아니라서 그런지 "얼마나 화가 났으면 저랬을까"라는 생각만 들었네요.그래도 저분은 감상이라도 남기셨는데...책 산게 진짜로 돈이 아까우면 쓰레기통에 던져넣고 그냥 머릿속에서 '쓰레기'라고 단정짓고 관심을 끊는게 더 낫다는 말씀이신지요? 그럼 화가 나면 어떻게 할까요? 출판사 사이트에 불만글 올려도 삭제 당한다면?
소혼 2008/09/06 16:14 #
저도 출판업계에 있는 건 아닌데 '얼마나 화가 나야 저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결국 책 산 돈이 아까워서 문제가 아니라, 내가 화가 난 걸 어떻게 화풀이 하느냐? 의 고민에 가깝지 않나 싶은데요. 그런 건 각자가 생각해야지 화풀이는 이렇게 하라고 누가 답변해 줄 수는 없겠죠. 거의 스트레스해소법에 대한 상담고민에 가까우니까요. 그런데 세상에는 누군가의 화풀이 방법을 전해듣고 '뭘 그렇게까지 해?'하며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화가 난다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하는 게 옳다는 데에 동의할 수 없고, 모두가 비슷한 방법을 쓰고싶다고 해서 그게 정답이라 간단히 결론내릴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